지난 7월 28일 새벽 광주에서 차량 절도사건이 일어났습니다. CCTV도, 목격자도 없습니다.
차량에선 현금 20만 원과 30만 원이 넘는 명품 선글라스가 사라졌습니다. 유일한 단서는 차량에 달려있던 블랙박스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차량 바깥을 비추는 블랙박스엔 누군가 다가오는 모습만 어렴풋이 보일 뿐, 정확한 인상착의 등은 전혀 파악할 수 없었죠.
이대로 수사는 난항에 빠지는 걸까요? 그런데 경찰은 실낱 같은 단서 하나를 잡아냅니다. 바로 새까맣게 찍힌 블랙박스에 담긴 '목소리' 입니다.
지금부터 범행 당시 블랙박스 보여드립니다. 소리에 집중해보시죠.
[절도범 대화]
"야 진짜 자연스럽게 땄다."
"나와 봐"
"오! 야 명품 찾았다. 이거 내거야. 딱 내 거야."
"와 XXXX XX 깔끔하게 차 정리해 놨네"
"이거 엄마 드려야겠다."
"XXXX"
"야 XX야, 이거 열어 봐"
"뭐냐 이 XX 같은 건… "
목소리를 분류해보면 범인은 3명. 경찰은 이 짧은 대화 중 특히 마지막 부분에 집중합니다. 다시 한 번 들어보시죠.
[절도범 대화]
"이거 엄마 드려야겠다."
"XXXX"
"야 XX야 이거 열어 봐"
"뭐냐 이 XX 같은 건… "
[절도범 대화 반복]
"야 XX야! 이거 열어 봐"
"뭐냐 이 XX 같은 건… "
[홍석봉 /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 1팀장]
"나중에 (계속 듣다 보니) ○○라는 이름이 나오는 거예요. (전화해서) '녹취된 게 있는 데 들어 보고 네 목소리 맞는지 안 맞는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니 실토를… "
경찰에 붙잡힌 절도범은 20살 오모 군과 18살 김모 군, 박모 군이었습니다.
이 중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이미 여러 번 경찰 조사를 받았던 전력이 있던 김모 군의 이름과 목소리, 연락처를 경찰이 기억해낸 게 결정적 단서가 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1시간 간격을 두고 똑같은 차량을 상대로 두 차례나 범행을 저지르는 대범함을 보였습니다.
새벽 4시엔 오군이 혼자, 1시간 뒤엔 세 사람이 함께 절도 행각을 벌인 거죠.
범행 이유, PC방에서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범행 대상은 어떻게 물색했을까요?
[홍석봉 /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 1팀장]
"(시동이 꺼지면) 사이드미러가 원래 자동으로 접히잖아요? 접혀있지 않으면 무조건 (손잡이를) 잡아당기는 거예요."
사이드미러가 접혀있지 않으면 차문이 열려있을 가능성이 높단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차량 운전자 분들도 이 점 주의하셔야 할 점인데요. 경찰은 세 사람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지금까지 사건파일이었습니다.